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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허련(許鍊)과 초의선사(艸衣禪師-의순(意恂)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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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소치 허련(許鍊)이 1865년에 1865년(고종 2) 4월 29일에 초의선사(艸衣禪師)에게 보낸 간찰입니다. 당시 소치 허련(許鍊)은 전주 동쪽 관선교(觀仙橋)에 살고 있었는데, 사촌아우가 임피의 나포 羅浦에서 해남으로 돌아가는 편에 편지를 맡겨 보냈습니다. 병든 아이가 점차 회복되는 중에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근황을 전하며, 김정일(金正一 )편에 보낸 자축(玆丑)이 잘 도착했는지, 그리고 십육나한도를 빌리고 싶다는 말을 전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는데, 소치 허련(許鍊)은 53세 때인 1860년에 전주로 거처를 옮기고 1861년 가족들을 서울에서 데리고 내려와 살았습니다. 1862년에는 장남 허은 許誾도 가족을 데리고 합류했는데, 그는 3년 동안 병석에 있다가 1865년 5월 16일에 사망했습니다. 편지에서 언급한 병든 아이는 장남 허은을 지칭하였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草衣大師 禪榻下][仙橋寓客]

雜樹生花 群鶯畢出 此時慰誦益切 恭詢韋熱 法喜淸供若何 叢林大都無恙 漆祝漆祝 痴稯落身世 去益苦憁 命宮之太凉 安可欺也 惟病兒稍稍有回蘇之望 憧情無比 而尙有少愈之戒 不得在傍爲憂耳日前金正一 偶然過余 欣握話到 不能盡情 蓋緣忽忽之甚 而帶去字帙 果卽津致耶 且十六羅漢畵願借事 亦有普及耶 未以書 只憑口矣 尙此凝悵耳 從弟自羅浦歸去 於其行可無一緘耶必柚納而細道癡狀矣 不備禮乙丑 四月 卄九日 許鍊 叉手

해설 - [초의대사의 선탑(禪榻) 아래로] - [선교(仙橋)의 우객(寓客)이 올림]

잡목마다 꽃이 피고 뭇 꾀꼬리가 일제히 노니는 이때, 그리움과 안부를 전하고픈 마음이 더욱 간절합니다. 공손히 여쭙건대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법희(法喜)의 청공(淸供)은 어떠하신지요. 총림(叢林)은 대체로 별탈이 없으신지 간절히 축원하고 또 축원합니다. 어리석은 이 몸은 세속에 몸담아 날이 갈수록 괴롭고 분주하기만 하니, 팔자(命宮)가 너무 참혹하고 서늘함은 참으로 속일 수 없는 듯합니다. 다만 병든 아이가 조금씩 회복될 기미가 보여 한없이 반가우나, 아직은 조금 나았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 곁에서 돌보지 못함을 걱정할 따름입니다. 며칠 전 김정일(金正一)이 우연히 저를 찾아와 반갑게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마음속 회포를 다 풀지는 못했습니다. 필시 마음이 몹시 황망했던 탓이었을 테인데, 그편에 가지고 간 서책 묶음은 과연 잘 전달되었는지요? 또한 십육나한도를 빌리는 건에 대해서도 과연 이야기가 전달되었는지요? 글(편지)로 쓰지 않고 단지 입으로만 전달했기에 여전히 마음속으로 걱정스럽고 아쉬울 뿐입니다. 사촌 동생이 나포(羅浦)에서 돌아가는 편에 어찌 한 편의 편지도 없겠습니까. 반드시 받아보시고 저의 어리석은 형편을 자세히 살피시길 바랍니다. 예법을 다 갖추지 못함을 너그러이 이해를 부탁합니다. 을축년 4월 29일, 허련(許鍊) 두 손 모음.

※ 법희(法喜): 불교에서 설법을 듣고 진리를 깨달아 마음속에 일어나는 기쁨을 뜻하는 말로, 법의 기쁨이 일체의 기쁨을 압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청공(淸供) : ‘청공’은 ‘청빈한 삶에 쓰이는 간소한 살림’을 가리키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 총림(叢林) : 불교에서 선원·강원·율원 등 수행·교육 시설을 갖춘 사찰을 가리키는 말로, 방장의 지도하에 대중이 정진하는 종합수행도량을 뜻한다. - "대흥사"를 말함

※ 확락(濩落) : 고전 문헌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어지다’는 의미로 쓰인다.

※ 명궁 命宮 : 12궁의 하나로 수명 壽命에 관한 운수를 보는 별자리이다. 

※ 나포 羅浦 : 전라북도 군산시의 나포면 나포리에 있는 나루터이다. 1720년(숙종 46)에 흉년에 대비하여 공주와 연기의 접경지역에 창고를 설치했다. 

※ 관선교(觀仙橋)는 전주시 남노송동에 있었는데 '신선(仙)을 바라보는(觀) 다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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